'고객'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농부, 그런 '가치'를 가진 농산물을 사는 소비자

농부시장 조직화를 위한 첫 단추 핵심가치 함께 찾기

함께 모여 각자 가진 생각(가치)의 교집합 찾아내기

많은 생각을 압축한 '단어'로 표현하기

김은정 기자

작성 2020.06.08 08:45 수정 2020.06.08 09:12

전남 여수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미뤄졌던 2020년도 강소농 경영개선 실천교육을 지난 5월 8일부터 시작해서 지난주(6월 5일 금요일)로 4회차를 맞이했다. 20명을 모집하는 과정이었으나 여러 번의 수업 연기와 농번기가 겹쳐 18명의 작지만 강한 농부, 강소농들이 여수 각지(돌산, 여수, 여천, 화양, 소라 등)에서 모여 농부시장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회차 교육의 주제는 '가치를 파는 소비자, 공감을 파는 시장, 그 핵심가치'를 가지고 열띤 강의와 실행(practice)이 있었다. 


모든 사람은 사랑, 명예, 부(돈), 권력, 우정 같은 것들에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 부여의 우선순위를 매긴다. 이것은 다분히 주관적인 것이므로 무엇이 옳고 그름은 없다. 다만 자신의 '가치'를 어디에, 무엇에 두고 살아가느냐는 그렇지 않은 것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따라서 올해 여수 지역 강소농 농부시장을 꾸려갈 농부들 역시 함께 모여 시장(직거래 판매)의 '가치'를 세우는 일을 도모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시간을 가졌다. 핵심가치를 세워야 우리의 농부시장이 앞으로 무슨 목표로, 어떻게, 어디로 갈 것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세상바라기(주) 최병석 대표의 강의 진행에 따라 이날 모인 3개의 자율모임체(대박, 밀당, 젊은 강소농)는 시를 쓰는 작업을 먼저 했다. 각자 자신의 책에 '농부시장, 파머스 마켓, 여수농산물장터, 우리끼리장터'라는 4개의 키워드를 들으면 연상되는 단어 10개를 적고, 그 단어를 사용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농부시장'이라는 주제로 시를 적었다. 평소 시를 쓰는 경험이 적은 농부들은 당황해 했지만 모두들 멋진 시인이라는 걸 모둠 발표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조별로 모여 앉아 자신이 적은 시를 조원들에게 읽어 주었다. 또한 다른 조원의 시를 들으며 인상 깊은 단어를 5~6개 골라 포스트잇에 적었다.


그런 후, 각 조에서 대표 한 명씩 나와서 자신의 시를 읽는 시간을 가졌는데 다른 이들의 시를 들으며 마음에 오는 감동을 감출 수 없었다. '아! 저런 시장에 가고 싶다'라는 마음이 드는 따뜻한 글들이 농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때 시를 듣는 농부들은 들은 시에서 인상 깊은 단어 6개를 다시 적기 시작했다. 각자 30여개의 단어 모음을 갖게 된 농부들은 강의실 한쪽에 마련된 커다란 테이블에 비슷한 느낌의 단어들을 모으는 작업을 했다. 이를 통해 자신들이 들은 단어의 흐름이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런 과정으로 인해 모두 한 방향으로 '가치'를 세우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테이블에 모은 비슷한 느낌의 단어들을 다시 범주화(많이 언급된 단어들을 모아 카테고리별로 나눔)하는 작업을 한 후, 그 범주화한 단어들을 종합할 수 있는 적합한 테마 단어를 적었다. 모든 조별 활동이 마무리 되었을 때, 강사는 범주화한 테마 단어들을 한 곳에 모은 후, 칠판에 붙였다. 이때 겹치게 나온 단어들을 다시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약 600여개의 단어가 약 26개의 단어들로 추출되었고 이를 다시 투표를 통해 농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단어를 선별했다. 선별한 단어들을 '가치 단어'와 '비가치 단어'로 나누어 다시 칠판에 옮겨 적었다.


가치 단어로는 '성공, 희망, 목적, 소통'이 있었는데 이 단어들을 이 농부시장의 핵심 가치로 설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향수, 미소, 가족, 첫걸음, 햇살, 삶, 왁자지껄, 소소함'의 비가치 단어들의 조합은 이 농부시장의 컨셉을 표현할 때 활용해 보기로 하였다.


어찌 보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으는 일 보다 이렇게 '단어'로 규명된 그리고 정해진 것들을 선정하면서 농부 자신들이 추구하고 싶은 핵심가치들을 훨씬 효율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이며 체계적으로 '집합화' 했던 과정이었다.


여수농부시장의 핵심가치를 도출하기 위한 워크샵이 운영중이다.


이를 바탕에 두고 다음(6월 11일 5차 교육)에서는 시장의 컨셉을 구체화 하고 시장의 이름(네이밍)을 짓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매회를 거듭할 때 마다 새로운 시도와 역동적인 모습의 농부들을 보면서 올해 안에 이들이 치러낼 여수 농부시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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